한줄요약:
자전적 에세이이다. 공감과 배움 있었고, 글 솜씨에 감탄하면서 읽었다. 다음에 지금과 다른 나이에 다시 읽어보고 싶다.
구구절절 공감되는 말 밖에 없어서 충격적이었다. 유시민 본인이 살면서 느낀 자전적 에세이인데 가치관과 생각이 이렇게 나와 같을 수 있는지 놀라웠다. 나와 인생관이 같아 공감이 되면서도 물론 나보다 경험한 것도 아는 것도 많은 사람이니 읽는 내내 위로도 받고 즐거웠다. 재능이 있고, 경험도 정말 많이 한 사람이지만 여기에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문화 자본이 더해져 이 정도의 자아가 형성된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이 아니라면 내가 언제 이런 사람과 대화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게다가 유시민의 수많은 고민과 출판 과정에서 매끄럽게 편집도 됐을테니, 이게 내가 책을 자꾸만 찾게되는 이유다. 이 책은 특히나 글을 잘 썼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어휘가 섬세해서 어려운 주제와 내용임에도 술술 읽힌다. 자신이 겪은 경험과 그를 통해 깨달은 이치를 글로, 말로 이렇게나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다니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인문학 버전, 한국 버전 사피엔스를 읽은 느낌이었다.
🔴 다르게 생각함 🔵 새로운 지식, 배움, 깨달음 🟣 인상적인 표현 🟡 영감을 받음 🟢 공감됨 ⚪ 코멘터리
🟡 칸트에 따르면 존엄한 것은 ‘가치’를 따질 수 없다. 어떤 것의 ‘가치’는 사람들이 가치를 인정하는지, 인정한다면 얼마만큼 높게 평가하는지에 좌우된다. …존엄성의 필수 조건은 자유의지이다. 살든 죽든, 인간의 존엄은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결정하는 능력과 관련되어 있다. (138)
존엄성과 가치도 개념을 분리할 수 있다는 걸 처음 깨달았다. 가치는 외부로부터 평가를 받아야하는 것, 존엄성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라고 이해했다.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라...
⚪ … 당사자들이 주관적으로 자기 직업에 얼마나 만족하는지를 평가한 것이다. ‘톱 10’은 초등학교 교장, 성우, 상담전문가, 신부, 작곡가, 학예사, 대학교수, 국악인, 아나운서, 놀이치료사 등이다. … 왜들 그렇게 의사나 검사가 되려고 하는지 모를 일이다. (163)
그러게나 말이다. 자기 직업 만족도가 높은 직업들에 대한 결과는 흥미로웠다.
🟣 사실 인간이 할 수 있는 행위 중에 놀이가 될 수 없는 것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이코패스는 연쇄 살인을 놀이로 삼고, 그런 인물이 권력을 잡을 경우 전쟁이 놀이가 되기도 한다. (198)
예시가 새롭고 인상 깊고 충격적이었다.
🟡 … 황현희가 키높이 구두를 신었다고 비웃은 것은 공정한 처사가 아니다. 똑같은 일을 유전자가 하면 괜찮고 사람이 하면 안 된다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 (207)
그렇다. 아무 노력도 들이지 않았음에도 타고 난 것은 멋지다고 평가 받고, 열심히 노력했더라도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라는 건 비웃음을 산다. 이상한 일이다.
🔵 서울 강남 타워팰리스에 사는 어떤 땅부자, 주식부자가 부자감세 철회와 종부세 부활을 지지한다면 그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진보주의는 만인의 것이다. 누구든 유전적으로 무관한 타인의 복지를 위해 사적 자원을 기꺼이 내놓는 자발성을 발휘한다면 그 사람이 진보주의자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260)
진보주의에 대한 유시민의 생각인데 납득 됐다.
🟡 신념에 따른 삶과 죽음이 훌륭하려면 먼저 그 신념이 훌륭해야 한다. … 그런데 신념이란 어디까지나 머리에 든 생각이다. 어떤 신념도 완전하게 옳다거나 훌륭하다고 할 수는 없다. … 훌륭하게 살기 위해서는 훌륭한 신념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삶에서 더 중요한 것은 신념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대하는 태도이며 그 신념을 실천하는 방법이다. 신념이 잘못된 것이 아닌 경우에도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을 잘못 선택하면 삶이 죄악의 구렁텅이에 바진다. (269)
신념에 대한 인사이트 총정리 같다. 신념에 대해 통찰하고 자신만의 확실한 개념을 정립한 것도 대단한데 글로 이렇게까지 표현 할 수가 있다고? 싶었다. 대단한 필력이다.
🟢 신앙이나 이념은 훌륭할 수 있다. 그러나 거기에는 조건이 있다. 다른 이념과 다른 신앙에 대한 관용을 갖추는 것이다. 그럴때만 신념은 삶을 풍요롭고 기쁘고 의미 있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래야 사람이 이념의 도구나 노예가 아니라 주인이 되는 것이다. 빛나야 할 것은 신앙이나 이념이 아니다. 정말 빛나야 할 것은 자연이 준 본성과 욕망을 긍정적으로 표출하고 실현하면서 영위하는 기쁜 삶이다. (273)
🟡 행운에 대해서는 감사하되 불운에 대해서는 그 무엇도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이것이 좋은 방법이라서가 아니라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내 선택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은 주어진 환경으로 받아들이는게 최선이다. (291)
새롭게 깨달은 내용은 아니더라도 다시금 곱씹을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책이 좋은 이유 중 하나다. 잊고 있었던 것을 상기시켜주는 좋은 도구가 된다. 아무튼 불운을 원망하지 않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서가 아니라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는 구절은 특히 인상 깊었다. 긍정적인게 최고라고 진부하게 접근하는 게 아니라 현실적이면서도 담담한 표현 같아서 좋았다.
🟡 삶의 가장 큰 부조리는 출생의 행운과 불운이 아닐까 싶다. 출생은 제비뽑기와 같다. … 부시는 미합중국에서 태어나 기독교 근본주의자가 되었고, 빈 라덴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태어나 근본주의자가 되었다. 부시는 자신이 옳다고 믿은 것을 위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했다. 여자와 어린이, 노인을 포함하여 헤어릴수 없이 많은 아랍인을 죽였다. 빈 라덴도 자기가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 인간은 선을 추구한다. 그러나 우리가 절대 선이라고 믿는 것들이 언제나 진리인 것은 아니다. (292)
내용과는 상관 없지만 이 구절을 읽을 때 통찰력이란 훌륭한 전달력을 통해 내 머리 밖으로 나와야 완성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 부모님은 생물학적 유전자뿐만 아니라 ‘문화유전자meme’도 물려주셨다. (299)
내가 평소에 굳게 믿고 있던 생각이었는데 이게 정의가 있는지는 처음 알았다. 문화자본은 정말 존재하고 강력하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Meme이란 단어를 그렇게 많이 듣고 사용했는데 이런 의미를 담고 있었을 줄은...
🟣 은하와 행성의 생애 주기에 비추어 보면 인간의 삶과 하루살이의 삶은 양적인 차이가 없다. 둘 다 찰나의 시간을 살 뿐이다. 그러나 질적으로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인간은 자신의 삶이 찰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안다. 하루살이는 그것을 모른다. 이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호모 사피엔스의 특별함이다. 그 특별함을 지성이라고 한다. 삶이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사람다운 삶을 제대로 살 수 있다. 그것을 모르는 삶은 그저 조금 더 기릭만 할 뿐 하루살이의 삶과 근본적으로 다를 것이 없는지도 모른다. (315)
🟢 이름을 남기기 위해 사는 것은 자기 자신을 수단으로 만드는 것이다. … 훌륭한 인생, 행복한 삶은 죽음 너머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보낸 삶의 내용이다. 이름을 남기는 것이 삶의 이유나 목적이 될 수는 없다. 그것은 삶의 결과일 뿐이다. 누군가의 삶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 잊기 어려운 무엇인가를 남기면 그 결과, 원하든 원치 않든 저절로 이름이 남는다. (326)
평소 생각하던 바라서 위안도 되고 공감도 되고 컨펌 받은 것만 같아 안심이 되었다.
참고문헌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생각의 길
'| 문화 · 리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세이] 어린이라는 세계 - 김소영 (1) | 2023.04.01 |
---|---|
[인문학] 사피엔스 - 유발 하라리 (1) | 2023.03.21 |
[철학] 싯다르타 - 헤르만 헤세 (1) | 2023.03.13 |
[자기계발서] 데니스 홍,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법 - 데니스홍 (4) | 2023.03.11 |
[금융] 부자아빠 가난한아빠 1 - 로버트 기요사키 (1) | 2023.0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