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좋은 에세이였다. 저자는 독서선생님 답게 이 에세이를 쓰기 전에도 이미 일상에서 글을 많이 쓰고, 책을 정말 많이 읽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에세이를 읽는 내내 저자의 가치관과 생각이 굉장히 성숙하다고 느꼈다.
물론 어린이들과의 에피소드, 어린이에 대한 고찰도 아주 재밌었지만 수많은 어린이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관점을 배우고, 견고해진 저자의 생각을 듣는 것도 못지 않게 즐거웠다. 그리고 글을 진자 잘 쓴다. 살면서 내가 무의식 중에 느꼈던 어린이들을 향한 미안함, 불편함, 옳고 그름에 대한 고민 등을 활자로 명확하게 표현 해준 것 같다. 마치 요즘 세대 비혼주의 여성 버전 오은영 박사님 같은 느낌을 받았다.
🔴 다르게 생각함 🔵 새로운 지식, 배움, 깨달음 🟣 인상적인 표현 🟡 영감을 받음 🟢 공감됨 ⚪ 코멘터리
🔵 착하다는 게 대체 뭘까? 사전에는 ‘언행이나 마음씨가 곱고 바르며 상냥하다’고 설명되어 있지만, 실제로도 그런 뜻으로 쓰이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보다는 어른들의 말과 뜻을 거스르지 않는 어린이에게 착하다고 할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러니 어린이에게 착하다고 하는 건 너무 위계적인 표현 아닌가. (32)
공감이 됐다. 대게 순종적인 어린이들를 착하다고 하는 것 같다.
⚪ …우리는 선생님들의 실수에 너무 엄혹한 것이 아닐까? 한 명의 노동자이기도 한 ‘교사’에게 ‘스승’의 모습만을 요구하는 것 아닐까? (118)
일부 맞는 말이긴 하다. 선생님들도 선생님으로 태어난 게 아니라 어느정도 실수도 하면서 성장한다. 그치만 선생님은 단순 노동자로 봐서는 안되는 직업이라 생각한다. 실수의 범주까지는 지나치게 엄격할 필요는 없지만 도덕적인 규범과 스승으로서 윤리는 지키는 선이어야하지 않을까?
🔵 존댓말을 하는 쪽은 자기 감정을 표현하기보다는 상대가 표현한 감정을 알아차리고 대응한다. 인류학자 김현경이 사람, 장소, 환대에서 “존비법의 체계는 인간관계가 원활하게 굴러가는 데 필요한 감정 노동을 ‘아랫사람’ 몫으로 떠넘기는 문화와 연결되어 있다”라고 지적한 대로다. … 존댓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서열을 파악하고 어휘를 고르고 감정을 조절하는 일이다. (191)
진짜 생각 해본 적 없는 포인트라서 새로웠고 공감한다. 존댓말의 문제는 존댓말을 사용함으로써 서열이 자동으로 정해지고 또 그 안에서 존댓말을 하는 입장은 상대의 감정에 맞춰야 하는 구조가 생기는 것 같다.
🟡 사회가, 국가가 부당한 말을 할 때 우리는 반대말을 찾으면 안 된다. 옳은 말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사회에 할 수 있는 말, 해야 하는 말은 여성을 도구로 보지 말라는 것이고,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세상을 만들라는 것이다. (219)
🟢 이런 말이 좋다. ‘나라의 앞날을 짊어질 한국인’이니 뭐니 하는 말도 자제하면 좋겠다. 어린이는 나라의 앞날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늘을 위해서 살아 있다. 나라의 앞날은 둘째 치고 나라의 오늘부터 어른들이 잘 짊어집시다. (247)
🟡 “…글은 자기만을 위해서 쓸 수도 있어. 그러면 내 생각을 내가 읽을 수 있거든.” (251)
이 대목에서도 저자의 사고 방식과 지혜가 돋보였다.
🟡 나는 예전에 ‘어린이는 어른의 길잡이’라는 말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어린이를 대상화 하다 못해 신성시하는 듯하게 여겼다. … 그런데 어린이에게 할 말을 고르고, 그 말에 나를 비추어 보면서 ‘길잡이’에 대한 오해가 풀렸다. 어린이가 가르쳐 주어서 길을 아는 게 아니라 어린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지 고심하면서 우리가 갈 길이 정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이를 가르치고 키우는 일, 즉 교육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몫이 된다. (254)
참고문헌
- 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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