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요약:
현금을 적당히 보유하면서 투자했어야 했는데 아무리 안전한 투자처라 하더라도 채권을 너무 많이 사버렸다.
세 줄 요약:
실리콘밸리 은행의 파산의 키워드는 금리 인상, 채권, 유동성이다.
다면 모두 다루기 어려우니 오늘은 채권을 위주로 설명하였다.
수중에 들어온 큰 돈을 채권에 그대로 투자해 버린 바람에 고객들에게 돌려줄 현금이 부족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첨단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을 주 고객으로 하는 실리콘밸리 은행이 순식간에 파산해버렸다. 그 과정을 정리하면서 채권의 개념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시작은 2020년 즈음 코로나가 터졌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코로나 때문에 경기가 위축되자 미국 정부가 시중에 많은 돈을 풀었고, 이 덕분에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쉽게 그리고 많이 받았다. 그 대부분의 투자금들은 실리콘밸리 은행의 예금으로 고스란히 쌓였다. 얼마나 많았냐면 5년만에 약 은행 예금이 약 4배로 증가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앞으로는 실리콘밸리 은행을 SVB 약자로 칭하겠다) SVB는 이 돈을 안정적으로 불리고 싶었는지, 예금의 대부분으로 장기 채권을 구매한다. 그 와중에 지난해부터 금리, 쉽게 말하면 이자가 급격하게 높아지면서 이 채권 가격이 떨어졌다. 주식으로 따지면 고점에 물려버린 것이다. 금리가 올라서 채권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이 무슨 말일까?
내용을 이어가기 전에 채권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 채권, 영어로는 Bond인 이 금융상품의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어떤 사람이 채권을 사고 나서 약속한 기간 지나면 구매했던 금액보다 더 큰 돈을 돌려 받을 수 있다. 은행에 적금을 드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채권의 다른 점은 만기가 됐을 때 돌려 받는 금액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그 대신에 채권을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이 그때 그때 달라진다. 따라서 내가 맡긴 돈 대비 시간이 지났을 때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알기 위해서 은행의 이자율을 보듯이 채권에서는 할인율을 봐야한다. 예를 들어 채권의 할인율이 5%라는 것은 내가 만기에 받는 돈이 지금 구매하는 금액보다 5%가 높은 상황이라 보면 된다. 그래서 할인율은 그냥 이자율처럼 수익률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이자가 5%면 내가 5%를 이득 보듯이 채권도 할인율이 5%면 내가 5%의 이득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자율과 할인율 모두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데다가 통상 둘의 관계는 반비례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때 그때 이 둘을 비교해서 이자율이 할인율보다 높으면 은행에 적금을 들고, 할인율이 이자율보다 높으면 채권을 사는 것이다. 참고로 아래는 세가지 구분에 따른 채권의 종류이다. (오늘 내용과는 상관 없음)
자, 이제 SVB 파산 이야기로 돌아오자. 채권을 이미 많이 사뒀는데 채권 가격이 하락해서 가뜩이나 안 좋은 상황에 놓여있었다. 그런데 여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높은 금리 때문에 시중에 돈이 부족해져서 SVB의 고객인 스타트업들도 투자를 새로 받지 못하거나, 투자금을 도로 뱉어내게 되었다. 결국 SVB에 예금했던 돈을 인출하기 시작하였고, 채권을 너무 많이 사놔서 당장 수중에 현금이 부족했던 SVB는 가치가 떨어져버린 채권을 구매했던 가격보다 싸게 처분해버렸다. 주식으로 따지면 눈물 머금고 손해를 봐가면서 손절한 것이다. 이 소식을 알게 된 고객들은 은행이 위험한 상황인 것을 눈치 채고 불안한 마음에 너도 나도 맡겨놨던 예금을 더 빼기 시작했다. SVB의 주식도 하락해버렸다. SVB는 순식간에 돌이킬 수 없는 악순환에 빠져버렸고 결국 금융당국이 파산을 선고하게 된 것이다.
정리하자면 실리콘밸리 은행의 파산은 고금리 환경 속에서 일어난 경영 실패다. 아마도 연준이 이렇게나 빨리 급격하게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사실 재무제표 관점에서 유동성이 너무나도 부족했던 것도 주목할만한 점이었지만 오늘은 채권의 개념 설명에 집중해 보았다.
참고문헌
- KDI 경제정보센터 채권수익률과 가격결정
- Newskom,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채권투자 실패와 급격한 금리인상에 무너진 실리콘밸리은행
- The JoongAng, "금리 인상이 부른 첫번째 균열"...실리콘밸리은행 파산에 줄도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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